"대선 당일 밤, 우리는 제3세계 같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퇴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불복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작고한 우파 논객 러시 림보를 추모하는 폭스뉴스 프로그램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림보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온 유명 논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 림보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는 퇴임 후 첫 인터뷰였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림보 추모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대부분의 질문이 림보의 삶, 림보와의 관계에 맞춰졌다. 인터뷰는 약 24분 동안 진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림보를 '전설'로 칭하며 림보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자신의 승리를 점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와 인생에 놀라운 본능을 지녔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림보의 '생각'을 언급하며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림보는 우리가 대선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다"며 "여담이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크게 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악관을 떠난 상황에서도 불복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를 겨냥한 비난도 쏟아냈다. 그는 "대선 당일 밤, 우리는 제3세계 같았다"며 "이런 일이 민주당에서 일어났으면 사방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공화당 시스템의 어떤 단계에서도 (민주당과 같은) 동일한 지지가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대선 불복 의지를 밝힌 자신을 적극 지지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한 셈이다.
그는 지난 16일 발표한 장문의 성명에서 "공화당은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 같은 '지도자들'이 키를 잡고서는 결코 존경받거나 강할 수 없다"며 향후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 행보는 미국 상원의 탄핵심판 무죄판결 이후 더욱 빈번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포스트 트럼프' 시대를 고민하는 공화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향후 친트럼프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맡으며 '정치적 재기'를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