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후보 '기호 2번'을 위한 입당 요구를 일축
"탈당하면 지지자 이탈…시너지 낼 방법 찾자"
경쟁력 조사 방식 100% 시민여론조사를 요구
"단일화 왜 하냐…이길 후보 뽑을 최적 방법"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될 경우 '기호 2번'을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하라는 요구를 명시적으로 거부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100% 여론조사가 상식적이라면서도, 시기 등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를 뒀다.
안철수 후보는 5일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한 자리에서 '기호 2번'을 위한 국민의힘 입당 요구에 대해 "입당하라는 말은 나더러 탈당하라는 말이 아니냐"며 "우리 당 지지자가 여론조사를 보면 10% 정도 되는데 내가 탈당하면 누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그분들이 지지를 흔쾌히 할 수 있겠느냐. 서로 시너지가 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현재 야권에는 제1야당 지지층이 있고, 민주당에는 실망했지만 제1야당을 아직은 지지하지 않는 '반(反)민주 비(非)국민의힘'이 있다"며 "두 지지층 중에서 어느 한 쪽이라도 떨어져나간다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김근식 국민의힘 전략실장이 제안한 시민참여형 경선에는 반대 의사를 밝히며, 100% 여론조사가 현실적으로 유일하게 가능한 방식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안철수 후보는 "(시민참여형 경선은) 동원 방식 경선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이런 코로나 정국에 (적절하지 못하다)"라고 말끝을 흐리며 "야권 지지자들이 (단일화 경선 방식이) 불공정하다고 느낀다면 실망을 할 것이며, 후보가 승복해도 지지자가 승복하지 않고 떨어져나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나도 금태섭 전 의원과 100% 여론조사를 했고, 국민의힘도 100% 여론조사를 했다"며 "같은 방법을 쓰는 게 너무나 당연하고 순리에 맞고 상식적인 게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설문 구성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합도 조사(누가 야권 단일 후보로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가 아닌 '경쟁력 조사(누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방식이 상식적이라고 힘을 실었다. 다만 설문 시기에 대해서는 선관위 후보 등록 기간인 18~19일 직전도 상관 없다고 여유를 보였다.
안철수 후보는 "왜 단일화를 하는 것이냐. 여당에 이기기 위한 게 단일화 목적 아니냐"며 "그러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게 너무나 당연하고 국민 상식에도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시기에 관해서는 "그런 세부적인 내용들이야 실무선에서 서로 잘 협의를 하면 될 것"이라며 "유불리를 가리지 않고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라디오 출연에서 안철수 후보는 전날 국민의힘 경선 결과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에 대해 호감을 표하며, 양자 간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향후 단일화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안철수 후보는 "어제 후보로 확정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는 전화 통화를 했다"며 "바로 축하 인사를 드리고 조만간 만나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분으로 알고 있다. 이야기가 통하는 분"이라며 "오세훈 후보가 선출된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나와 단일화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판단한 분들이 많아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