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혼다클래식 2라운드, 선두에 8타 뒤진 '공동 16위'
라운드 막판 버디 행진과 베어 트랩 변수로 대역전 기대
‘디펜딩 챔피언’ 임성재(23·CJ대한통운)가 극적 반전을 예고했다.
임성재는 2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파70)서 펼쳐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700만 달러)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첫날 2타 줄였던 임성재는 둘째 날에도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를 기록했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임성재는 초반 주춤했다. 12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뒤 난코스 '베어 트랩(15∼17번 홀)'의 두 번째 홀인 16번 홀(파4)에서 티샷과 세 번째 샷이 연이어 벙커로 향한 탓에 한 타를 더 잃었다.
마지막 18번 홀(파5) 버디로 반등한 임성재는 3∼4번 홀에서 날카로운 아이언 샷과 퍼트로 버디 행진을 이어갔고, 마지막 9번 홀(파4)에서는 약 5m 거리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18번홀에서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후반 버디 3개를 추가해 반전을 예고한 임성재는 중간합계 4언더파 136타를 적어내 아담 스콧(호주), 호아킨 니만(칠레) 등과 공동 16위에 올랐다. 1라운드 보다 한 계단 하락했지만, 공동 10위 그룹과는 불과 1타 차이다.
단독 선두 애론 와이스(미국)와는 8타 차까지 벌어졌지만 대회 이틀을 남겨둔 상황이라 추격이 불가능한 범위는 아니다. 그린 적중률을 66.67%까지 끌어올린 것도 고무적이다.
혼다 클래식에는 워터 해저드와 벙커들이 곳곳에 자리한 ‘베어 트랩’이라는 큰 변수가 있다. 베어 트랩은 '황금 곰'이라는 별명의 잭 니클라우스가 이 코스를 2001년 리모델링하면서 붙은 별칭. 이 고비를 넘지 못하면 마지막 18번홀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2018년 '베어 트랩'에서만 8타를 잃었다.
지난해 임성재는 베어 트랩에서 버디 2개 포함 4언더파를 기록,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베어 트랩 시작점 15번 홀에 왔을 때 선두에 1타 차 뒤졌던 임성재는 과감한 티샷으로 워터 해저드를 가로질러 홀컵 2m 안쪽에 붙였다. 깔끔한 버디 퍼팅으로 공동 선두에 오른 임성재는 베어트랩의 마지막 17번 홀에서 공격적인 티샷에 이은 버디로 단독 선두가 됐다.
마지막 홀에서 벙커에 빠져 위기에 놓였지만 절묘한 샷으로 만회하며 PGA 무대 도전 50경기 만에 감격적인 첫 우승을 달성했다.
그만큼 임성재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도 “특별한 대회”라고 칭하며 2연패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임성재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1978년 잭 니클라우스(미국) 이후 43년 만에 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 선수가 된다.
특별한 대회에서 지난해처럼 극적인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