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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어머니만큼 흐뭇...숲을 본 팅글러 감독


입력 2021.04.05 00:00 수정 2021.04.04 22:1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어머니 지켜본 가운데 데뷔 첫 선발출전·안타·타점

등록 선수 모두 활용한다는 팅글러 감독 구상에 힘 보태

김하성 ⓒ 뉴시스

김하성(26·샌디에이고)이 터뜨린 1호 안타에 어머니 못지않게 감독도 흐뭇했다.


김하성은 4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6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앞선 2경기에서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 에릭 호스머가 휴식으로 빠지면서 김하성이 선발 라인업에 들어섰다. 2루수 경쟁자로 꼽혔던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하성은 빅리그 첫 선발 출전 기회를 확실하게 살렸다.


1-0 앞선 1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애리조나 좌완 선발 케일럽 스미스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포심 패스트볼(약 148㎞)을 공략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김하성의 첫 안타와 타점에 더그아웃에 있던 샌디에이고 동료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시범경기 부진(타율 0.167)과 데뷔 타석(대타)에서의 헛스윙 삼진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김하성은 시즌 첫 선발 출전 기회에서 호쾌한 안타로 스트레스를 날렸다. 자신감을 충전한 김하성은 3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스미스의 포심 패스트볼(약 144㎞)을 노려 좌전 안타를 뽑았다.


이후 두 타석에서 출루는 없었지만 개막 3경기 만에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첫 안타와 타점에 이어 멀티히트까지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규시즌에 맞춰 미국으로 건너온 어머니가 관중석에서 지켜본 가운데 맹타를 휘두른 김하성은 경기 후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안타를 보셔서)기분 좋다. 나만큼이나 우리 가족들도 내가 잘하길 바랐다”며 “아들이 해외에 혼자 있는 것이 걱정돼 부모님이 오셨다. 야구를 하면서 어머니가 늘 뒷바라지 해주셨다. 어머니가 함께 있으니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성 어머니가 경기장을 찾았다는 소식을 들은 제이스 팅글러 감독은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서 “(김하성의 어머니가)아들의 데뷔 첫 안타를 보셨기를 바란다”며 “김하성이 경기 초반 수비를 하면서 긴장을 푼 것 같다. 이후 안타와 타점이 나왔다”고 말하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제이스 팅글러 감독. ⓒ 뉴시스

팅글러 감독도 김하성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이 업데이트 된 후 말들이 있었다.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호스머를 기용하지 않았고, 크로넨워스 포지션을 1루로 조정하면서 김하성을 2루로 선발 출전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팅글러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로스터에 있는 모든 선수를 활용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60경기만 치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62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로스터(26명)에 있는 선수들을 모두 활용해야 장기 레이스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 팅글러 감독의 생각이다. 시즌 종반에도 꼭대기 자리에 있으려면 두꺼운 선수층을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기조 아래 김하성은 깜짝 선발 기회를 잡았고, 깜짝 놀랄 만한 활약을 펼치며 감독의 장기적 플랜에 힘을 보탰다. 팅글러 감독이 흐뭇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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