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4人 정치세력화 '원칙과 상식' 출범하고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못한 내부 혁신 할 것"
우원식은 "편가르는 논쟁 국민 관심사 아냐"
개딸들도 "탈당하고 신당 만들어라" 비난 여론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당내 도덕성과 민주주의 회복을 내걸고 '정치세력화'에 나섰다. 이들은 당의 변화 시한을 '한 달'로 제시했지만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기 보단, 계파 갈등부터 극에 달하는 양상이다.
친명계는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주축이 된 '원칙과 상식' 출범 직후 '먹물들의 탁상공론'이라는 고강도 비판부터 이어갔다. 개딸(개혁의딸)들 역시 이들이 '강성 팬덤 정치와 과감한 결별'을 언급한 것에 반발해 탈당 요구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비명계 핵심 의원 4명이 집단행동을 결정한 데 대해 '평가절하' 기류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해당 모임 출범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비주류인 비명계가 공천 불이익을 우려한 데 따른 세력화란 측면이 크다. 특히 이들은 친명 강성 지지층인 '개딸'의 인신공격 등을 지적하면서 "'친명 감별사'들이 벌이는 '친명 당선, 비명 낙선' 운동은 민주당을 박근혜 정권 때의 '진박 감별당' 수준으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조준했다.
친명 그룹과 강성 지지층은 이들의 정치모임 공식화에 즉시 맞대응했다. 우원식 의원은 원칙과 상식 출범 직후 페이스북에 "친명, 비명 편가르기 논쟁은 민생 앞에 무익하다"고 하면서도 "지금 친명, 비명이니 구분하며 편 가르는 논쟁을 펼치는 것은 국민의 관심사도 아닌 먹물들의 한가한 탁상공론일 뿐"이라고 적었다.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에도 회견 직후 '싫으면 탈당해라' '탈당하고 신당을 만들어라 뭐 하는 거냐' '당대표는 민생 이슈를 하고 있는데 비명계는 자기들만 살자고 협박을 하고 있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날 친명 원외단체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가세해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의 행동을 '테러'니 '폭력' 운운하면서 그들을 박수부대 취급한다"며 "자기희생적인 혁신의 메시지가 아니라 한 달의 시한을 제시하여 당 지도부에게 당원 및 지지자들과 결별하라는 시한폭탄을 던졌다"라고 주장했다.
비명계는 원칙과 상식의 활동 방향이 '일종의 혁신위원회'란 입장을 보이며 역공에 나섰다.
이원욱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저희가 혁신계라고 계속 불러달라 했다"며 "김은경 혁신위가 하지 못한 일, 그래서 당의 근본적인 혁신을 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 원칙과 상식에 걸맞고 국민과 함께 호응하는 그런 의제들을 던져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안을 좀 내놓고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가'란 질문에는 "물론이다. 그래서 국민들도 좀 만나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을 지지하다가 지금은 이탈해버린 그런 국민들을 다시 한번 민주당으로 끌어들여야 할 목표들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윤영찬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원칙과 소통이라는 건 사실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철학이었다"고 운을 뗐다.그러면서 "많은 의원들이 처음부터 참여하면 좋겠지만 일단 눈뭉치라도 단단하게, 이렇게 뭉쳐놓으면 또 눈사람이라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일종의 혁신 부스터이다"고 부연했다.
또 그는 정기국회 일정 종료를 감안해 '한달의 시한'을 못 박아 놓은 것이 '탈당설' '제3지대 합류설'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선 "우리 스스로가 혁신을 해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만들어내는 게 저희의 목표"라고 선을 긋고,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탈당 등 거취에 대해) 잡아놓은 것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