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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와 싸우는 클린스만 감독, ‘무너진 수비’ 세울 비책 있나


입력 2024.01.29 14:02 수정 2024.01.29 14:0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사우디 축구대표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 AP=뉴시스

‘특급 스트라이커’ 출신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을 이끌고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지휘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충돌한다.


한국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2023 아시안컵’ 토너먼트 16강에서 사우디와 8강 티켓을 놓고 싸운다.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큰 ‘16강 한일전’은 피했지만, F조 1위 자격으로 16강에 오른 사우디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주전들을 대거 제외한 사우디는 태국전에서 체력까지 안배하고 승점1을 챙기며 조 1위(2승1무)를 확정했다.


개막 전만 해도 사우디는 한국이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상대로 여겨졌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축구 통계-기록 전문 매체 옵타는 한국이 16강에서 사우디를 깰 확률은 52.7%, 사우디가 한국을 넘어설 확률은 47.3%로 봤다.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탈락이 확정된 말레이시아(피파랭킹 130위)를 상대로 로테이션이 아닌 총력을 기울였던 한국은 손흥민-김민재 등 주전급들이 경고카드 1장씩 안고 있고,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많이 지친 상태다.


손흥민은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보호해달라. 지나친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할 정도로 일부 선수들은 기대 이하의 결과와 내용으로 거센 질타를 듣고 있다.


피파랭킹은 한국(23위)에 비해 33계단이나 아래인 56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당장의 분위기만 놓고 보면 사우디가 더 좋다.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에 그친 한국의 현재 경기력을 떠올리면 사우디도 매우 버겁게 느껴진다.


사우디는 만치니 감독 부임 뒤 지난해 9월 한국과 평가전 패배(0-1) 등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A매치 8경기 무패(6승2무) 행진 중이다. 국가대표팀 사령탑 중 최고액인 2500만 유로(약 360억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만치니 감독 아래 팀이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최전방 공격진의 파괴력과 결정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듣고 있지만, 한국 축구 역사상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다실점을 기록한 클린스만호의 현재 상태를 떠올리면 사우디의 공격도 매우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역전 결승골 터뜨린 ‘윙어’ 살림 알다우사리도 버티고 있다. 사우디 윙백들이 침투를 시도할 때, 중원에서 끊어야 한다.


조별리그 경기처럼 밀리거나 고립되면서 중원을 장악하지 못한다면 여러 차례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 조직적으로 수비 간격 좁히기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월드클래스’ 김민재 보유 가치도 희석될 수밖에 없다. 선수들 보다 감독이 조정하고 경기 중 즉각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 부분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 뉴시스

조별리그 내내 무색무취했던 클린스만 감독이 무너진 수비라인을 바로 세울 비책이 있을지 물음표가 남는 것이 사실이다.


사우디는 날카로운 측면 공격과 함께 수비도 탄탄하다. 만치니 감독이 만들어가고 있는 수비라인의 조직력은 한층 향상됐다. 사우디는 조별리그에서 PK로만 1골 내줬다. 약팀을 상대했다고 하지만, 한국은 말레이시아전 3실점 포함 총 6골을 얻어맞았다.


경기장이 사우디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카타르에서 펼쳐진다는 것도 부담이다. 조별리그에서도 사우디 축구팬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한국이 사우디 원정을 치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행히 왼쪽 윙어 황희찬-왼쪽 풀백 김진수가 풀타임 출격이 가능하다. 물론 지나치게 의존한다면 조별리그와 같은 경기 양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해줘'가 아닌 해법을 내놓을 때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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