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까지 130건 육박·검거 인원도 2년새 7배
'텔레그램' 등 수법 다양해지면서 수사 부담 '증가'
인력 충원 소수인데…범위는 '아동·청소년' 제한
박정현 "범죄 대상 다양, 위장수사 범위 확대돼야"
올해 1~3분기 '위장수사' 검거 인원이 지난 한 해에 버금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익명성을 보장하는 메신저 플랫폼 텔레그램(Telegram)과 딥페이크(이미지·음성 합성 기술) 성범죄 관련 수사가 늘어나면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는 '아동·청소년' 대상일 때에만 가능하다. 수사 인력과 원천적 범죄 대응을 위해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 제도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으로 위장수사를 시작한 2021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총 515건의 수사를 진행해 1415명의 범죄자를 검거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위장 수사가 진행된 건수는 130건에 육박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수행된 수사 건수(144건)와 비슷한 수치다. 2021년 83명을 기록했던 검거인원은 지난해 571명으로 2년 새 약 7배를 기록했으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검거된 숫자는 387명에 달했다.
이에 비해 시·도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중 성폭력 범죄 전담 인력은 2021년 105명에서 올해 131명으로 26명 충원되는 데 그쳤다. 높은 보안성과 익명성을 보장하는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 텔레그램을 활용한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수사 인력의 부담이 매우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지난달 30일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범정부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허위 영상물 소지·구매·시청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 신설, 위장 수사 확대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미 가중된 수사 인력을 위한 빠른 대응책 마련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박정현 의원은 "현재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서 위장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딥페이크 성범죄 사태를 비춰보면 범죄의 대상은 아동·청소년에 그치지 않고 있다"며 "은밀하게 진행되는 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성범죄에 대해서는 위장수사 제도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