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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이길 수밖에...” 두산에 없는 단단한 외국인 트리오


입력 2024.10.04 08:55 수정 2024.10.04 08:5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 kt 위즈

kt 위즈가 두산 베어스에 없는 단단한 ‘외국인 트리오’ 맹활약을 타고 KBO 최초 업셋을 달성했다.


kt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결정 2차전에서 선발 웨스 벤자민 호투(7이닝 무실점)와 강백호 결승타에 힘입어 두산을 1-0으로 누르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역대 최초 '5위 타이브레이크'을 치르고 와일드카드결정전에 올라온 kt는 연이틀 마법 같은 영봉승을 거두면서 5위가 4위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최초의 업셋을 달성했다.


KBO 와일드카드결정전이 신설된 이후 5위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차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는 모두 4위팀. 시리즈가 2차전까지 진행된 것도 두 번뿐이다. 이승엽 감독을 향해 두산 팬들이 야유를 보낼 정도로 최초 업셋의 충격은 컸다.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진출한 kt는 오는 5일 LG 트윈스(정규시즌 3위)와 잠실야구장에서 1차전을 치른다.


kt가 뽐낸 가을의 마법은 승부사 기질을 갖춘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34·미국), 윌리엄 쿠에바스(34·베네수엘라), 웨스 벤자민(31·미국)이 있어 가능했다.


2020시즌 kt 유니폼을 입고 MVP에 선정됐던 로하스는 2024시즌 kt에 복귀해 과거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5위 결정전에서 1-3 끌려가던 8회말 SSG 랜더스 김광현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리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했다. 와일드카드결정 2차전에서는 5회말 홈으로 쇄도하는 양석환을 잡아내는 송구에 이어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로 찬스를 만든 뒤 강백호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쿠에바스와 벤자민은 선발로서 역할을 다했다. 쿠에바스가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을 가져왔고, 정규시즌 막판 부진했던 벤자민은 2차전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쾌투했다. 와일드카드결정전 18이닝 중 2명의 외국인 선발투수가 1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불펜의 출혈을 막으면서 준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까지 키웠다.



ⓒ 뉴시스

반면 두산은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 미미했다.


지난 7월 라울 알칸타라와 결별하고 영입한 조던 발라조빅은 기복이 심한 투구 탓에 와일드카드결정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분류됐다. 빌라조빅은 1차전 선발 ‘에이스’ 곽빈이 2회도 채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긴급 등판해 4이닝 6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초반이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kt로 넘어간 상태에서 나온 호투라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 7월 헨리 라모스 대신 팀에 합류한 제러드 영은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앞두고 “큰 경기에서 강해야 큰 선수가 된다”며 맹타를 예고했지만, 정규시즌(38경기 타율 0.326 10홈런) 보여줬던 활약과 달리 7타수 1안타에 그쳤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역시 ‘에이스’ 노릇을 했던 브랜든 와델(14경기 7승4패 평균자책점 3.12)의 부재다. 브랜든은 지난 6월 24일 이후 어깨 부상 이후 종적을 감췄다.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시라카와 게이쇼를 영입해 브랜든의 복귀를 기다렸지만 실패로 귀결됐다. 브랜든은 와일드카드결정전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kt가 이길 수밖에 없는 시리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외국인 선발투수 하나 없이 맞이한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먼저 1패를 당한 두산은 2차전에서 최승용(4.2이닝 무실점)을 투입해 브랜든의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벤자민의 호투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브랜든의 교체를 과감하게 결정하지 못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최초 업셋의 희생양이 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올 시즌 돌아온 로하스 주니어를 비롯해 쿠에바스-벤자민은 벌써 3~4년을 한 팀에서 뛰고 있다. 선수들과의 결속력도 더욱 단단해졌다. 가을이 되면 더 그렇다. 외국인선수를 선택하는 이른바 ‘픽 능력’ 못지않게 외국인선수의 교체 시기, 관리 등의 운영 능력은 시즌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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