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우승’ 위업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가 ‘왕조’ 구축을 위해 정든 소크라테스 브리토(32)와 결별할 것으로 보인다.
15일(한국시각) 미국 CBS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패트릭 위즈덤(33)이 KIA와 계약에 합의했다. 메디컬 테스트만 통과하면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세인트루이스를 시작으로 2019년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2021년부터 시카고 컵스에서 꾸준히 활약한 위즈덤(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2순위)은 빅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을 정도의 파워를 자랑하는 우타자. 커리어 하이는 2021시즌. 타율 0.231(338타수 78안타) 28홈런 61타점 54득점 OPS 0.823. 2022시즌에도 25홈런, 2023시즌에는 23홈런을 터뜨렸다.
빅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은 장타력의 소유자다. 정교함 보다는 파워를 앞세운 타자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타율 0.209(1311타수 274안타) 88홈런 207타점 192득점 OPS 0.750.
올 시즌은 썩 좋지 않았다. 75경기 타율 0.171 8홈런 23타점 16득점 OPS 0.629에 그쳤다. 방출된 이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됐고, KIA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빅리그에서 주로 3루수로 활약했던 위즈덤이 KIA로 건너온다면 1루에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KIA 3루에는 MVP 김도영이 버티고 있다.
KIA에는 소크라테스라는 걸출한 외국인타자가 3년 동안 자리하고 있다. MLB 4시즌 통산 99경기 타율 0.179(207타수 37안타) 5홈런 18타점 23득점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2022년 KBO리그에 입성한 소크라테스는 첫 시즌부터 127경기 514타수 160안타 17홈런 타율 0.311 OPS 0.848을 찍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소크라테스는 통산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266득점 OPS 0.843을 기록했다. 2024시즌에도 전반기 부진했지만 후반기 살아나며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2024시즌(타율 0.310 26홈런 97타점)이 가장 빛난다.
여기에 광주 맛집을 찾아다니며 동료들과 어울리는 등 경기장 안팎에서 KIA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여줬고, 인성이나 워크 에식 면에서도 동료들과 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독성 강한 소크라테스의 응원가가 더욱 사랑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KIA는 소크라테스와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 왕조를 세우기 위해서는 KIA가 더 펀치력 있는 외국인타자와 강력한 원투펀치 구축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크라테스는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다른 팀 외국인 타자에 비해 홈런이 모자랐던 게 사실이다. 입단 후 매 시즌 30홈런 고지는 밟지 못했다.
KIA가 타선이 강력한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아쉬운 부분을 굳이 찾는다면 홈런이다. 김도영이 38개의 홈런을 터뜨렸지만 강력한 타선에 비해 파워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 점에서 위즈덤은 KIA가 찾는 외국인 타자로 적합하다. 빅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린 타자라면 KBO리그에서 30홈런 이상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외국인 샐러리캡(400만 달러)을 떠올릴 때, 소크라테스를 선뜻 잡기도 쉽지 않다. 소크라테스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데다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연봉 인상이 불가피하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보장 금액이 3배 불어난 상황에서 소크라테스를 잡는데 돈을 더 쓰게 된다면 네일과 짝을 이뤄야 하는 외국인투수 영입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일부 야구팬들은 3년 동안 정든 소크라테스와의 결별 가능성이 높아지자 “왜 헤어져야 하는가”라고 반응한다. 왕조 건립을 위해 아직 배가 고픈 KIA의 선택은 위즈덤으로 기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