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경질에 당황했던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을 향한 애정은 여전했다.
신 감독은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신 감독은 "그동안 우리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이 자리에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큰 힘이 되어주신 에릭 토히르 협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회장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성과를 결코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항상 도와주고 지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적었다.
선수들에게는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에도 흔들림 없이 목표를 향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신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2026 FIFA 북중미월드컵에 꼭 진출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무대를 꼭 밟는 것이 내 소원"이라고 고백했다.
끝으로 "나를 사랑해 주시고 성원해 주신 인도네시아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나에게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과 응원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말을 마쳤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뒤 신 감독도 인도네시아에서 그에 못지않은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 2020년과 2022년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에서 각각 준우승과 4강에 오르며 인도네시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초 카타르서 펼쳐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라이벌’ 베트남을 제압하고 사상 첫 16강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일본-호주에 이어 C조 3위로 본선행 희망도 키워놓은 상태다.
최근 미쓰비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신태용 감독이 장기적인 계획 아래 A대표팀 대신 U-23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해 받은 결과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도 이번 성적표 자체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나 토히르 회장은 대회 성적 등을 명분으로 신 감독을 기습적으로 경질했다. 현지 언론이나 인도네시아 축구팬들도 “황당하다” “토사구팽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태용 감독의 아들 신재원(성남)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신태용은)인도네시아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지난 5년 동안 (인도네시아의)FIFA 랭킹을 50단계 올려놓았고,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도 조 3위인데 경질이라니…”라며 PSSI의 비상식적인 결정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지난 8일 공식 채널을 통해 "클루이베르트 감독과 대표팀 사령탑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 3년.
클루이베르트 감독은 현역 시절 바르셀로나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뛴 전설적인 공격수다.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는 79경기 출전해 40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지도자로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