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로저스’ 한화의 희망?
로저스 3경기 등판 만에 시즌 첫 승 달성
수술 마친 김성근 감독도 보름 만에 현장 복귀
한화가 6전 7기만에 지긋지긋한 아홉수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19일 포항구장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에스밀 로저스의 역투와 홈런 4방을 몰아친 타선의 힘을 더해 9-6 승리했다. 6연패를 탈출한 한화는 시즌 전적 10승 28패를 기록했다.
한화의 외국인 투수 로저스는 올 시즌 세 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신고하는데 성공했다. 부상으로 개막 4월을 건너뛰었던 로저스는 5월에야 1군 무대에 복귀했지만 앞선 2경기에서 연패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날도 로저스는 무려 12개의 피안타 5실점 등 내용 면에서는 많이 아쉬웠다. 그러나 7이닝 동안 무려 113개의 공을 뿌리면서 끈질기게 마운드를 지키는 투혼을 과시했다. 7이닝은 올 시즌 한화 선발투수 중 최다 이닝 기록이다. 선발투수의 퀵후크가 유독 빈번한 한화에서 로저스는 3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에이스로서 최소한의 몫을 해주고 있다.
한화 타선도 에이스의 분전에 모처럼 힘을 냈다.
1회초 정근우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한화는 로저스가 초반 흔들리며 1-3으로 역전당해 끌려가던 4회초 하주석의 재역전 3점 홈런과 이용규의 2타점 3루타 등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대거 5점을 뽑았다. 한화는 6회와 8회에도 조인성-로사리오의 솔로 홈런 등으로 꾸준히 점수 차를 벌리며 막판 삼성의 추격을 따돌렸다.
지긋지긋하던 연패 탈출과 함께 한화에는 다른 희소식도 전해졌다. 허리디스크 수술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김성근 감독이 드디어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김성근 감독은 20일 대전 kt전부터 다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지난 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며 감독직을 비운 지 보름만이다.
한화는 김 감독이 없는 동안 12경기에서 2승 10패에 그쳤다. 그나마 복귀를 앞두고 6연패를 탈출하며 김 감독에게 복귀전의 부담을 줄여준 것은 다행이다. 김 감독은 현장 조기 복귀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입장에서는 로저스의 첫 승과 김성근 감독의 복귀가 올 시즌 반등을 위한 마지막 희망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한화의 회생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로저스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5.68이나 된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보여줬던 괴물같은 구위와는 거리가 멀다. 팔꿈치 부상 전력도 있는지라 투구수나 휴식일 등에서 더욱 신중한 관리가 요구된다.
김성근 감독의 복귀 역시 마찬가지다. 김 감독이 고령인데다 허리디스크는 재발 가능성이 높다. 당초 김 감독은 의료진의 만류에도 팀 사정 때문에 복귀를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김 감독의 복귀 이후에도 예전 같은 선수혹사와 퀵후크 등 경기운영을 둘러싼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오히려 악재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사실 한화는 김 감독이 자리를 비웠던 기간에도 결과적으로 김성근 스타일의 야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적은 반등은커녕 오히려 역주행을 거듭했다. 수술과 요양기간 외부의 시선에서 팀의 현 주소를 냉철하게 관찰했을 김 감독이 어떤 대안을 들고 나올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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