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1년 새 대표이사 5번 교체, 서영필 전 회장 비롯 기존 경영진 물갈이
지난해 재도약 원년 선포…BI‧CI 교체 및 매장 리모델링 등 쇄신에도 적자 전환
주인 바뀐 1년 새 대표이사 5번 교체, 서영필 전 회장 비롯 기존 경영진 물갈이
한 때 히트상품 제조기로 불렸던 미샤가 지난해 적자전환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창업주인 서영필 전 회장이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한 이후 수차례 대표가 바뀌고, BI‧CI 교체에 나서는 등 경영 쇄신을 단행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미샤를 지탱해온 히트상품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89억5800만원, 당기순손실 116억9500만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매출액도 3455억2200만원으로 7.4% 줄었다.
서 전 회장이 지분 매각을 통해 경영권을 넘긴 지 1년여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사모펀드에 매각된 이후 12년 만에 새로운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선보이고 중심 상권인 서울 명동에 '미샤 메가 스토어'를 여는 등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주인이 바뀌면서 1년 새 대표이사도 5번이나 교체됐다. 서 전 회장 지분 매각 후 이광열 부사장이 대표로 선임됐다가 사모펀드 관계자를 거쳐 현재는 이해준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 부사장과 LG생활건강 출신 이세훈 대표가 공동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수차례 대표이사가 교체되면서 2017년 6월 말 이광열 부사장을 끝으로 오랜 시간 서 전 회장과 손발을 맞췄던 고위 경영진은 대부분 회사를 떠난 상태다.
서 전 회장도 올 1월 초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를 사임하며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서 전 회장은 지난해 진행된 12번의 이사회에 모두 불참해 사실상 2017년 지분 매각 이후 사실상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서 전 회장이 대표이사에 물러난 2017년부터 에이블씨엔씨가 히트상품 부재에 시달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3300원 중저가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2000년대 화장품 브랜드숍 신화를 일군 주역이다.
성공의 핵심은 잇따른 히트상품 발굴이었다. 2012년 더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를 시작으로 보랏빛 앰플, BB크림, 미샤 M매직쿠션 등 신제품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한 때는 브랜드숍 1위, 화장품 시장 3위까지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주인이 바뀐 후 부터는 이전만큼 입소문을 탄 상품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신제품이 없었고, 올 들어서는 아르테미시아 에센스, 데어루즈가 초반 흥행을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 같은 지적은 회사 내부에서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 당시 이세훈 에이블씨엔씨 대표집행임원은 "히트 상품 개발을 위해 R&D(연구개발) 인원을 충원하고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며 "에이블씨엔씨의 최대 경쟁력인 제품력 강화에 주력해 단단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2018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대대적인 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당시 언급대로 지난해 에이블씨엔씨는 BI와 CI를 교체하고 노후점포 리모델링은 물론 5월 강남역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12월에는 명동에 미샤 메가 스토어 등을 오픈하며 브랜드 쇄신을 단행했다.
하지만 정작 회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 면에서는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인수합병에 주력해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내실을 기할 수 있는 상품 경쟁력 면에서는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26일 열리는 에이블씨엔씨 정기 주주총회에는 기타비상무이사 4명, 사외이사 1명, 감사위원 2명 선임 등 안건이 상정됐다. 총 5명 중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인 한상만 성균관대 교수 1명만 제외하고 4명은 모두 회사의 주인인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 관계자들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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