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화 시절 빈볼 시비 붙은 악연
정근우 이적으로 LG서 한솥밥 '새 인연'
6년 전 빈볼시비가 붙었던 정근우와 정찬헌이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승리 합작에 나선다.
LG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3차전을 치른다. 앞서 두 차례 경기서 1승 1패를 거둔 LG는 3차전을 잡아야 위닝시리즈로 가져갈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선발투수로 우완 정찬헌을 예고했다.
2018년에는 27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 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정찬헌은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13경기(1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1.64) 출전에 그쳤다. 그 사이 후배 고우석이 마무리 자리를 꿰찼고, 정찬헌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며 시즌을 준비했다.
당초 두산과의 개막 3연전 마지막 경기 선발 투수로는 임찬규가 나설 것이 유력했지만 류중일 감독은 정찬헌에게 먼저 기회를 부여했다. 정찬헌이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신인시절이던 2008년 9월 12일 목동 히어로즈전 이후 무려 4255일 만이다.
12년 전 선발로 나선 뒤 줄곧 중간계투 혹은 마무리로 활약한 정찬헌은 두산전을 통해 올 시즌 선발 투수로서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점검 받는다.
팀 동료들의 공격과 수비 지원이 절실하다.
공교롭게도 LG의 내야에는 과거 벤치클리어링으로 악연이 있었던 베테랑 정근우가 자리하고 있다.
둘은 2014년 4월 20일 대전구장서 빈볼시비가 붙었다. 6회 정찬헌의 투구에 맞아 고통을 호소했던 정근우가 8회에도 몸에 맞는 볼이 나오자 화를 참지 못하고 마운드로 향했고, 결국 양 팀 선수들이 몰려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당시 정찬헌은 고의성을 이유로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뒤 정근우가 2차 트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하면서 정찬헌과는 한 팀이 됐다.
정찬헌으로서는 과거에는 선배 정근우와 껄끄러운 관계가 형성됐다면 이제는 한 팀으로 도움을 받아야 되는 상황이다. 한물 간 2루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정근우는 LG 이적 이후 후배 정주현을 밀어내고 2경기 연속 선발 자리를 꿰차며 3차전에서도 출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껄끄러운 관계서 이제는 기묘한 인연이 된 두 사람이 LG의 승리를 합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