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구·부산·울산·강원 면접 실시
강세 지역인 만큼 '면전 신경전' 치열
"옆에 사람 앉혀놓고 파렴치범이라니"
"삼청교육대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
국민의힘이 강세 지역인 대구·부산·울산과 강원 지역 면접을 마지막으로 지난 13일부터 닷새간 연일 진행된 공천 신청자 면접 일정을 마무리했다. 강세 지역인 만큼 공천관리위원 면전에서 면접자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분위기가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18일까지는 면접 이튿날 오전에 단수공천을 발표했던 일정을 유지한 뒤, 본격적으로 지역구 전략적 재배치와 경선 지역구 발표, 우선공천(전략공천) 등을 발표하는 등 후보자 공천의 '큰 틀'을 짜맞춰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7일 면접 마지막날 일정으로 대구·부산·울산·강원 지역 공천 신청자 면접을 실시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17대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던 대구 동을에서는 지역구 현역 강대식 의원과 비례대표 조명희 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경쟁 중인 가운데, 강 의원의 지난 2013년 음주운전 전과 문제를 둘러싸고 신경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명희 의원은 면접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가 발표한 부적격 기준 중 음주운전은 파렴치범"이라며 "그 파렴치범 후보들과 겨루고 있는데, 국민의힘 의원의 자존심을 살리고 공정한 공천을 통해 총선 승리에 앞장서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의 발언에 대해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은 "옆에 사람을 앉혀놓고 파렴치범이라고 하면 되느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대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분열하지 말고 어떤 결과가 있더라도 화합해서 선거를 잘 치러내라'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며 "그런 부분은 모든 후보가 수긍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산 정치 1번지'인 중구는 지역구 현역 박성민 의원과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김종윤 전 국회부의장 보좌관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면접에서는 최근 김성태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박 의원을 겨냥해 폭로했던 '삼청교육대' 문제가 공론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연국 전 대변인은 면접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원이 박 의원에게) 삼청교육대를 갔다 왔느냐, 소통관에서 분명히 얘기하고 넘어가라고 했다"며 "지역에서 항상 선거할 때마다 언급이 나오는데 이번 기회에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삼청교육대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압박했다.
박성민 의원은 "지난 번 김성태 전 의원이 말한 것(삼청교육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면서도 "김 전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려고 했는데, 이틀 뒤에 김 전 의원이 울산에 내려와서 '미안하다'고 말해, 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분이기도 해서 화해했다"고 해명했다.
박맹우 "김기현에 '북구 왜 안 가냐' 물어"
김기현 "그런 것 아냐"…'험지' 질문 부인
18일 추가 경선 지역구 발표 등 '속도전'
정영환 "다음 주초면 큰 틀은 형성될 것"
울산 남을은 울산광역시장을 지낸 김기현 의원과 박맹우 전 사무총장이 공천을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의 '험지 출마' 문제에 대해 서로의 전언이 엇갈렸다.
박맹우 전 총장은 면접 직후 기자들과 만나 "1분 스피치(자기소개) 후에 내게는 질문이 없었다"면서도 "김기현 전 대표에게 '선당후사의 입장에서 북구 출마를 제안했는데 왜 가지 않았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북구는 울산에서도 민노총 조합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 험지로 분류되며, 현역 지역구 의원도 민주당 재선 이상헌 의원이다.
반면 김기현 의원은 '울산 북구로 지역구를 옮길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점에서 (북구는) 3자 구도가 형성돼 있어 그분들을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는 게 이기는 길"이라며 "당내 통합을 저해하는 모습으로 가면 실패한다"고 주장했다.
강원은 영동과 영서의 생활권이나 정서가 크게 달라 같은 도내라고 해도 '험지 차출'이 쉽지 않다. 실제로 강원 강릉에서 전무후무한 '스트레이트 5선'을 노리는 권성동 의원은 "타 지역 배치나 험지 출마 관련 질문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로 닷새 간의 면접 일정을 마무리한 국민의힘 공관위는 18일 오전 전날 면접을 실시한 지역구의 단수공천 대상자를 우선 발표한 뒤, 추가적인 경선 지역구를 발표하는 등 후보자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8일 단수공천과 경선 지역을 발표한 뒤에) 전체적으로 재배치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그것을 하면 다음 주초면 대체적으로 큰 틀은 형성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초미의 관심사인 영남권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탈락)에 대해 "하위 10%는 이미 정해진 숫자지만, 하위 10~30%에 들면 (경선에서) 20%가 감산되고, 동일지역 3선 감산까지 같이 하면 35%가 돼서, 그것을 적용받으면 몇 분이 교체가 될지 정확하게 예상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하위 30%에 들어도 그 지역에 (그 현역 국회의원 외에)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다면 경선을 가지 않을 수도 있다"며 "경선을 가지 않으면 감산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몇 % 정도가 교체될지는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