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생각보다 좋은 분 많이
왔지만 없을 수도 있어 고민 중"
장동혁 "전략 지역에서 큰 바람
일으키는 것이 바로 곱셈 공천"
4·10 총선 공천면접심사에 돌입한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곱셈 공천' 전략에 따라 지역구를 재배치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13일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일한 지역에 중요한 지원자들이 몰린 경우에는 재배치해서 승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선 정 위원장은 "생각보다 좋은 분들이 많이 왔지만 없을 수도 있다. 그게 고민"이라며 "데이터들이 다 나오다보니 뽑힐 수 있는 곳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중진 의원들에 대한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운을 뗐다.
이어 공천 경쟁이 격화된 일부 지역에 대해 "재배치해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정 위원장은 "특히 서울 지역에 그런 분이 있을 것 같다. 오늘 면접이 끝나고 회의하면서 공관위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관위 당연직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동혁 사무총장도 이날 당사 출근길에서 "지금대로라면 한 석밖에 안 되지만 두 석 모두 가져오는 희생을 해달라는 것도 곱셈 공천"이라며 "누군가를 인위적으로 어느 지역구에서 배제하거나, 아니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공천서 배제함으로써 마이너스가 되는 공천은 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0일 MBN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곱셈 공천을 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미 당은 영남 중진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에게 '낙동강 벨트 사수'를 명분으로 야당 현역 지역구 출마를 요청하면서 이른바 곱셈 공천에 돌입했다.
장 총장은 "약간의 희생이 따르지만 해당 지역구 유권자도 받아들일 수 있고, 국민이 납득할 공천을 해서 우리 당에 유리한 전략적 지역으로 한다거나, 전략 지역에서 큰 바람을 일으키는 공천이 모두 곱셈 공천"이라며 "곱셈 공천이 되고 시너지가 되려면 충분히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신중한 자세로 충분히 배려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고려해왔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재배치가 이뤄질 수 있는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을과 중·성동을 지역구가 거론되고 있다. 정 위원장은 하태경 의원과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이혜훈 전 의원이 공천을 신청한 중성동을 지역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거기도 고려 대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 사무총장도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경기 출마설에 대해 "전략적으로 어느 곳이 가장 유리한 곳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이 전 비서관이) 강남에서 본인이 희생하겠다고 말했는데 어느 지역에 출마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경쟁력 있고, 당에도 가장 좋은 방안일지 공관위와 같이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는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인 박진 의원과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 전 비서관이 공천을 신청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양지로만 간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이 전 비서관은 지난 6일 "공천과 관련된 어떠한 당의 결정도 존중하고 조건 없이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부터 서울·광주·제주 지역을 시작으로 지역구 공천면접심사를 오는 17일까지 진행한다. 면접은 공천 신청자 중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보를 제외한 8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지역별로 면접은 △13일 서울·광주·제주 △14일 경기·인천·전북 △15일 경기·전남·충북·충남 △16일 세종·대전·경남·경북 △17일 대구·강원·울산·부산 등 순으로 실시될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공천면접과 관련해 "결국 경쟁력에 집중해 인물을 살필 것"이라며 "오늘 면접을 마친 지역에 대해서 내일 단수공천 등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